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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무궁무진한 쓰임새의 친환경 물질 식초

식초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대부분 요리에 넣는 조미료의 한 종류로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식초는 종류나 용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환경오염에 원치 않아도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몸이나 환경에 전혀 해가 되지 않는 식초가 친환경 물질로 알려지면서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식초의 유래와 다양한 사용방법을 살펴보자.

 

식초의 유래

수천 년 동안 수 많은 민족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식초를 사용해왔다. 고대 로마 시대에는 포도주나 대추 야자 열매 또는 무화과 같은 다양한 과일로 만든 과일 식초에 빵을 찍어 먹었고 3000년전부터 중국에서는 쌀식초를 사용했고,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쌀식초를 마시면 힘이 솟는다고 믿었다.

 

중동지역의 문헌에는 식초가 아주 오래 전부터 혈액응고제, 소화제와 같은 약효를 가진 물질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상처 부위를 씻는데 식초를 사용했다는 기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옛날부터 조미료뿐만 아니라 의약품으로서 식초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 문헌에는 식초에 대한 기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예로 클레오파트라는 한 끼의 식사에 누가 더 많은 돈을 탕진할 수 있는가 하는 내기에 이기려고 식초의 용해 성질ㅇ르 이용하여 고가의 진주를 식초에 녹여 먹기도 했다고 한다. 식초는 성경에서 포도주만큼 자주 언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약성경에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목마름을 달래주기 위해 식초에 담근 스펀지로 예수의 입가를 적시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대에 흑사병에 감염된 사람들을 진료했던 의사들은 오일과 허브를 이용해 우려낸 식초에 몸을 문질렀다. 또한 병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입고 있는 옷 속에 식초를 넣고 숨을 들이마시기도 했다.

18세기에는 하수도의 악취가 심하고 실내 정화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에 냄새를 없애기 위해 식초에 담근 스펀지를 코에 갖다 대고 숨을 들이마시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당시에는 이런 행동이 아주 흔한 일이었다.

조지 워시텅은 임종 식전에 식초와 샐비어를 섞은 물로 입을 헹구라는 처방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미국 남북 전쟁 당시에는 상처 부분에 식초를 발라 치료했고, 병사들은 부족한 비타민C가 부족했을 때 생기는 괴혈병을 예방하기 위해 식초를 마셨다. 아마 이 때 마신 식초는 사과식초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지만 술이 제조되기 시작한 삼국시대 이전부터 식초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헌에 나타난 식초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면 고려시대 <해동역사>의 '식품의 조리에 초를 사용했다'는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향약구급방>에는 '초를 부스럼이나 중풍 등을 치료하는데 의약품으로 이용했다'고 나와 있다. 또한 조선시대의 <고사촬요>에는 식초 제조법을 최초로 소개했고 <동의보감>에는 식초의 약성을 기술하고 있다.

'신 와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식초는 와인을 비롯한 알코올성 액체가 두 번째 발효될 때 신맛으로 변하면서 만들어진다. 즉 와인을 공기 중의 박테리아에 노출시키면 발효되어 식초로 바뀌는 것이다. 영어의 식초(vinegar)라는 단어는 와인을 뜻하는 'vin'과 시큼한 맛을 뜻하는 'sour'가 결합한 'vinaigre'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발효된 액체를 식초로 바꾸는 것이 바로 박테리아 포자인데, 박테리아 포자의 작용으로 발효주는 처음에 약한 초산의 형태이나 설탕이나 전분의 두 번째 발효를 거쳐서 비로서 식초로 완성된다.

 

식초는 사과나 포도와 같은 단맛이 나는 과일이나 보리와 같은 곡류를 원료로 만들어진다. 또한 뿌리나 나무도 원료로 이용하는데 이러한 뿌리나 나무는 주로 식초를 희석시켜서 만드는 백식초의 원료가 된다. 이 밖에도 필리핀 사람들은 야자 열매를 식초 원료로 이용하고 멕시코 사람들은 멕시코산 증류주인 테킬라의 원료가 되는 선인장 열매를 이용하여 식초를 만든다.

이와 같이 다양한 재료로 만드는 식초는 수세기 동안 전해 내려오면서 다양한 민속 요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또한 수많은 향신료와 음식 재료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식초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식초를 이용하면 도축장이나 양계장에서 발생하는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을 없앴을 수도 있고 건설 현장에서 사용한 장비를 세척할 수도 있다. 식초가 가진 유용한 기능을 잘 알아두변 생활 속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